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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신문] 유류할증료, 여행업계는 무엇을 원하나
작성자: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 작성일: 2013-08-07 18:13 조회: 525

세계여행신문 2013. 8. 1일자


                                           유류할증료, 여행업계는 무엇을 원하나
                                        “제도개선 절실… 수수료 지급도 고려”

국토부 ‘제도자체에는 큰 문제없다’ 주장
공정위 ‘유류할증료 제도시행 자체가 문제’
여행사 ‘가격조작 질타만 받는 것은 억울’

여행사 유류할증료 조작 사건과 관련 유류할증료의 본질 및 합리성에 대한 의문이 다시 제기 되고 있다. 세계적 추세에 따라 유류할증료가 시행됐고, 국토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항공사들이 자율적으로 책정하고 있지만 여기저기서 불신과 불협화음이 생기고 있다. 여행사들의 경우 항공사의 유류할증료를 대행해 징수하고 있어, 불만이 고조되고 대행 수수료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고착화된 관행… 합리성 논란 재발

2005년 부터 시행된 유류할증료 제도가 타성적인 관행으로 점점 고착화되어 가고 있다.
유가 수준이 과거 대비 변동성이 줄어들고 있음에도, 유류할증료 부과는 당연한 것으로 정착됐다. 게다가 저가상품의 경우 유류할증료가 기본운임을 능가하는 등 가격 왜곡까지 팽배해져 유류할증료의 합리성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항공사들이 스스로 부담해야 할 유류가격 변동 리스크를 ‘유류할증료’라는 명목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전가시키고 있는 것”이라며 잘라말했다.

항공사 관계자는 “일부 외항사의 경우 본사 정책에 따라 유류할증료를 책정하고, 어떤 항공사는 양민항 요금을 따라가는 등 일관성 없는 요금 체계에 대한 손질과 정비가 필요하다”며 “제도라는 것은 의혹과 불합리성을 제거해야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대외 불확실성과 여행시장 변화로 이제 항공사들의 수익내기가 여행사들보다 더 힘들어지는 형국이다. 유류할증료 징수를 당연하게 여기는 것은 아니지만, 오로지 항공사의 수익구조를 위한 정책이라고만 여기는 것은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유류할증료 법적 근거 ‘불명확’

유류할증료는 항공유가 급등 시 항공사의 원가상승 부담을 상쇄하기 위하여 운임에 일정금액을 추가 부과하는 요금이다. 항공사(국적·외국항공사)는 항공협정에 따라 부과단계 및 부과 노선 별 유류할증료를 국토교통부에 인가 받거나 신고해야 한다. 사실상 유류할증료
부과기준과 부과액 등 실질적 권한은 항공사가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까닭에 일부 항공사들은 유류할증료 담합 의혹까지 종종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2010년 11월 한국발 전세계행 노선, 유럽·홍콩·일본발 한국행 노선에서 유류할증료를 담합한 항공사 15곳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1200억대의 과징금을 부과한 사건도 있다.

지난해 국토해양부 국정감사에서 국토해양위 소속 이명수 위원도 유류할증료 부과 문제를 꼬집었다. 이 위원은 “국토해양부가 항공운송산업 영업비용중 외생변수인 유가 비중이 매우 높은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이나, 문제는 연 2조원대로 추산되는 유류할증료 부과에 대한 법적 근거가 불명확하다는 것”이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국토부가 유류할증료 부과기준·징수액 등 실질적 권한을 항공사에 맡겨 놓은 채 사후 관리를 전혀 하지 않고 있고, 할 필요도 없다는 입장은 문제”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여행사, 대행수수료도 못 받고 억울

유류할증료 뻥튀기 사건 이후 공정위의 칼날이 여행사로 향하고 있다. 공정위가 최근 항공권 발권규모 1·2위를 다투는 인터파크투어와 하나투어 조사에 본격 나선 것은 그만큼 사안이 크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여행사들은 이번 유류할증료 조작 사건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 문제가 오로지 여행사만의 문제로만 치부되기에는 복잡한 수익 이해관계를 간과했다는 것이다.

여행사 관계자는 “항공사가 받아야할 유류할증료를 여행사가 대신 받아주고 있지만 우리는 항공사로부터 어떤 대행수수료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항공사는 쏙 빠지고 여행사만 질타 받는다”며 “유류할증료 제도의 본질에 대해서도 의문이 간다”고 말했다.

제로컴 시행으로 수익구조가 약화된 상황에서 여행사들의 이러한 가격 조작을 마냥 질타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 여행업무 취급수수료(TASF)가 제도적으로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여행사들은 다양한 가격 꼼수를 이용해야만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거기에 양극화로 인한 대형여행사의 수익 독식으로 수익 창출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여행사 관계자는 “TASF가 제대로 정착됐다면 요금 조작 같은 불미스런 사건도 줄어들 것”이라며 “유류할증료에 붙인 요금을 취급수수료 정도로 여길 수 있지만, 제대로 된 TASF 제도가 정착되지 않아 이러한 오해와 편견이 생기는 것이다.

문제를 봉합하는데 급급하기 보다 취급수수료 정착을 위한 여행협회 차원의 부단한 노력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사건이 소비자들에게 TASF 제도 정착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트렌드 ‘추종’말고 ‘선도’ 해야
제로컴(Zero Commission), 유류할증료 등의 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항공사가 근거로 드는 것은 ‘세계적 추세(Global Trend)’다. 선진국이나 글로벌 대형항공사들이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그렇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본지가 취재했듯이 국제 추세를 따라 결정한 제도 도입이 마냥 긍정적인 요소만 가져왔다고는 보기 어렵다.
제도 시행으로 항공사-여행사간 협업과 인간적인 관계가 희석되거나 안정적인 수익 체인이 붕괴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항공사가 기대했던 수익성 회복도 요원하다. 국가적 문화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제도 추종은 긍정적인 효과만큼 부작용이 생길 확률도 큰 것이다.

여행사 관계자는 “항공사가 그렇게 외치는 글로벌 트렌드가 과연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자문해보기 바란다”며 “선진국이 한다고 해서 그대로 차용하는 것은 사대주의적 발상과 다를 게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아무리 좋은 약이라고 자기 몸에 맞지 않으면 독약이나 다를 바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제로컴 시행으로 중견·중소 여행사 입지가 좁아지면서 양극화가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유류할증료 제도 역시 다양한 사안으로 종종 여행업계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중견 여행사 사장은 “항공사와 정부부처가 단기적 이익에 매몰돼 큰 흐름을 못보고 있는 것 같다”며 “선진국 따라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길 것이 아니라, 한국 시장에 맞으며 세계적으로도 통용될만한 항공정책과 제도를 먼저 시행·운영하기 바란다”고 전했다.